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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밝은 방 (The Dark and Bright room)
Hyeonyeong Lim
Jun. 2025

“환히 빛나는 나타남 속에서 이미지는 추억만큼이나 만질 수 있으며, 일순간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다. 재회의 섬광 같은 단축과 더불어 자신 안에서 모든 것이 동시에 발생한다. 음각으로 새겨지는 격동, 다시 말해 흐느낌의 각인.” ¹

701동 807호로의 초대
어떤 기억은 다른 기억보다 접근하기 용이하다. 유독 돌출된 기억의 끄트머리는 그것이 체험이 아닌 경험으로 보관되어 있다는 징표다. 체험이 가리키는 바가 낱개의 정보, 고립된 파편이라면, 그 어근인 동사 ‘fahren’이 가리키듯 경험은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 그리고 여행 중 마주치는 사건들의 유기적인 집합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언제나 예기치 못한 위험을 수반하는바, 앞으로 조우하게 될 낯선 대상을 예비하는 마음가짐을 요한다.

2024년 5월 12일 일요일, 쌍문동 한양아파트 701동 807호에서의 사건은 위의 기준에 따라 경험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북쪽 끝자락에 있는 작고 조용한 동네. 변화의 물결이 가장 느리게 당도하는 그 평범한 동네에서 사건이 시작된다.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고, 다른 아파트 단지로 길을 잘못 드는 위기의 연속 가운데 오래전 거의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을 본다. 10년의 시차를 두고 1120번 버스가 산 아래 구석구석을 누빌 때, 나 또한 마모된 시간의 한 축을 통과하는 것이다.² 그렇게 함께 나이 들고 어려진 채로 807호에 도착한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른다. 숨을 고르고, 문고리를 돌린다.

거실에는 빛과 어둠이 있었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문을 열어젖히면 전시된 적막과 대면하게 된다. 모든 것은 적막 이전의 폐허로부터, 또 재와 먼지로 남아 폐허에 저항하는 창백한 낯빛으로부터 시작한다. 현관에 들어섬과 동시에 마주한 열두 얼굴(〈뿌리가 뿌리를 뻗을 때〉(2024) 외)은 그들을 향한 응시를 흡수해 삼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온갖 종류의 무표정. 갑작스러운 침입에도 평정을 유지하는 실내 광경은 그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곳을 점유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고작 스무 평 남짓 비좁은 사각형의 공간에 틀어박힌 채 차차 흐려져 가는 어떤 인영과 그 위로 겹치는 침묵의 얼굴들. 부재의 이미지들.

이 얼굴들은 종이이면서 돌, 돌이면서 덩어리, 덩어리이면서 기체인 순환하는 물질이다. 한때는 바다나 강 근처에 있었을, 혹은 한때 불로, 또 누군가의 입김으로 존재했을. 마치 영정과도 같은 오래된 초상사진의 주인공과 눈이 마주쳤을 때처럼 그만 보아야겠다는 충동과 계속 보고 싶다는 집념이 부딪혀 결국 몇 걸음 뒤에서 주저앉고 만다. 조각난 사각의 단단함³과 만져지고 문대어진 뭉근함. 그로부터 견고하고도 부드러운, 직선과 곡선이 공존하는 소파의 형태가 연상된다. 하지만 이제 소파는 물론 거실 한편에 있어야 할 가구들은 온데간데없고, 그것을 향유하거나 남용할 사람도 이미 오래 전 떠났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쯤 거실 곳곳에 안치된 죽음이 드러난다. 때마침 빛이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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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너무도 투명하다. 곁이 너무 환해서 점점 더 어두워지는 오후.⁴

태초부터 그림자로 운명지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그저 이편의 빛이 저편보다 약간 더 환할 뿐이라고 말하듯, 네거티브 필름을 닮은 그림의 얇은 표면 위로 한낮의 햇살이 스민다. 나는 같은 시간에 거실을 거닐며 햇살에 비치는 먼지가 참 많다고 생각한다. 빛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고 보이던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기술. 그림이 택한 명암의 반전은 피사체인 돌의 주름을 부각하고, 그 자체로 마치 희뿌연 안개에 감싸져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백색 속으로 사라지지도, 온통 흑색으로 이행하지도 않는 돌들은 자신의 존재를 시공간에 음각한다. 약간의 빛과 약간의 어둠은 서로를 추동하며 지탱하고, 그렇게 깊이를 품은 표면으로부터 이곳에 영속하겠다는 선언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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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7호 거실에는 그림자가 없다. 그저 유령만이 떠다닐 뿐. 리놀륨 장판이라는 큰 거울면을 지반 삼아 벽들이 서 있고, 그 거울에 비친 존재들은 하나같이 색과 윤곽이 바래져 있다. 그러나 스스로 혼동하고 스스로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들, 완벽한 망각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방과 부엌에는 개와 땅 풍경이 있었다
집의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보기로 한다. 방과 인접한 부엌에 놓아진 서너 개의 조각들(〈유령 연작〉(2022-3))은 거실에서 보았던 돌들의 추상성을 강화한다. 흙과 모래, 지점토가 굳어져 만들어진 죽은 몸들. 토양의 따스한 온기보다 어두운 무덤의 냉기를 깊이 간직한 주검들. 재료에 물을 뿌려 부드럽게 한 뒤 그것을 뭉치는 과정을 가리켜 누군가는 상실의 대상을 단단히 고정하는 행위라고 말하겠지만, 그것은 기실 어떤 기억의 흔적이 오래 존속하면서 물질로 해체되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⁵ 주무르고 도닥이는 손길은 하나의 기원에 가닿기보다 후속하는 시간,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시간에서 유령들을 맞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물은 그 어떤 역사적 오브제나 유품, 수집품과도 다르다.

도면을 돌려보며 집안을 마저 살피는 와중에 문이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한 아치형 몰딩이 눈에 들어온다. 체리 몰딩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래도 그런 말은 이곳에서 더는 칭찬이 되지 못할 테다. 그렇게 부엌을 사이에 두고 난 두 개의 문과 두 개의 아치. 두 개의 차원과 두 개의 애도. 그러나 결코 둘일 수 없는 삶과 죽음, 타인과 나, 불행과 행운의 내부를 들여다본다. 강아지로 식별되는 두 조각(〈무슨 꿈을 꾸고〉(2024), 〈무슨 생각을 하고〉(2024))이 각각의 방에 하나씩 자리 잡고 있다. 몸을 웅크리거나 얌전히 앉아 있는 채로 개는 영영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린다. 문득 이러한 의문이 든다. 내가 보고 있는 물체를 개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과연 개는 죽어서도 개이고, 사람은 죽어서도 사람일까?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의 총량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로를 향한 충성과 사랑을 맹세하는 이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슬픈가? 더는 서로를 알아볼 수 없다고 해도···.

개의 맞은편과 옆으로는 암석과 모래로 가득한 익명의 풍경(〈너무 먼, 너무 이른〉(2024), 〈꼭대기 층#1〉(2024))이 있다. 카메라 렌즈와 연필을 거쳐 생겨난 모래길.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자 앞으로 새겨질 발자국에 대한 전조. 외적인 맥락으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현실에 존재하는/했던 원본은 생을 다한다. 물과 바람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지와 상관없이, 단지 시간 속에서 완성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처럼 사후 세계와 경험적 현실은 서로의 객관적 상관물로서 전자는 현실 같은 비현실, 후자는 비현실 같은 현실이라는 변증법적 관계에 놓인다. 예술은 이들을 하나의 미래-완료형 사건으로 수렴하고, 나는 작품이라 불리는 눈앞의 특수한 사물을 통해 사건의 총체를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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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영토에서 죽은 자들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산 자가 때때로 그의 살아있음을 신뢰하지 못하듯.

이승에 머무르는 영혼들의 이야기를 다룬 문학과 영화에서 망자는 주로 불가해한 대상으로 등장한다. 그는 제발 나타나 주었으면 좋겠는 한편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모순적인 존재로서 규정되고, 산 자는 현실의 원칙을 적용해 그에게 추방 명령을 내리거나 오랜 한을 풀어준다. 코드화가 불가능한, 한마디로 존재 자체가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없는 망자는 늘 방구석(〈A Ghost in the Corner of the Room #2〉(2020)으로 밀려나거나, 또는 바란 적도 없는 천국으로 보내지기 위해 온갖 의식을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작가는 “하필 여기서 죽은 이”⁶와 대화하며 온갖 저주, 찬미와 무관한 그의 마지막 말들을 읽는다. 말들은 끈적한 진동, 부패한 몸에 각인된 음성으로서, 그에게 앎의 질서를 넘어 부딪힘과 통증 속에서 자신을 확인할 길을 열어준다. 제각기 흐르는 시간을 어찌할 수는 없겠지만, 황폐하게 늘어진 몸들을 닦아주며 ‘잘 있나요?’ 묻기.

조금 덜 환한 바깥
글의 도입부에 제시한 문장은 나탈리 레제(Nathalie Léger)의 저서 『전시』의 발췌문이다. 실제 저자일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의 화자인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폐허를 전시하라는 것. 그러나 주최 측과의 의견 차가 발생하고, ‘나’는 전시장이 아닌 다른 장에서 홀로 기획을 이어간다. 여기서 다른 장이란 바로 소설이다. 전시 형태의 에세이이자 에세이 형태의 전시인 『전시』는 ‘나’의 모친과 여성 예술가들로 일컬어지는 지워진 존재들과 세계 사이의 연결고리를 언어의 조합으로 구축해 간다. 바르트의 문장을 인용한 발췌문 역시 그러한 실천의 일부로서, 저자는 내면의 황홀과 흰빛, 섬광의 은총을 가려진 존재들 편으로 밀어둔다. 다만 그것은 밝음에 대한 일방적 찬양이 아니라 어둠의 깊이와의 교환, 즉 밝은 방과 암실이라는 두 통로의 활용을 전제로 한다. 아무리 불안정할지라도 우리는 번갈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망자의 낮과 산 자의 밤을, 망자의 욕망과 산 자의 금욕을, 망자의 얼굴과 산 자의 뒷모습을. 이들이 뒤섞여 세계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연의 그림자 없는 유령이 여전히 몸을 지니고 있듯, 작가가 유령의 본원적 비가시성과 그것의 존재론적 희박함을 바닥 위에 비친 불투명한 형체를 통해 파악하듯 말이다.

전시라는 가설적 세계가 아파트의 실제 시간과 맞물리는 이곳에서, 비장소(non-place)로서의 폐허는 잠시 구체적 장소가 된다. 한양아파트 701동 801호가 우리 주위를 둘러싼 어둠의 계보를 추적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끌어안으며, 어긋난 약속을 실현시키기 위해 현실과 실재를 일시적으로 매개하는 지지체라면, 이 글은 전시가 수명을 다한 후 다시 전시될 수 있는 조건으로 기능하며 사후적 삶을 살도록 한다.

이미 잃은 사람과 앞으로 잃을 사람이 걸음 할 때마다, 708호의 유령들은 “아주 작은 흰 죽음”⁷ 앞에서 먼저 말을 건넨다. “하필 여기서”가 아니라 “반드시 여기”여야 하는 이유, 예외적으로라도 남아 자꾸 아파트 한복판으로 돌아오는 이유에 대해. 어떤 죽음은 이상하게 희망적이기도 하고, 반복되는 삶은 삶을 죽음보다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기도 하니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전시장을 빠져나온다. 대낮에 올려다본 하늘이 평소보다 조금 어두운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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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빛나는 어둠이 되러 흰 방으로 찾아드는 고요······ 고요······” ⁸

나탈리 레제, 『전시』, 김예령 옮김(서울: 봄날의책, 2024), 43-44.
10여 년 전, 필자가 전시장이 위치한 쌍문동 부근에 거주했었다는 사실을 일러둔다.
안미옥, 「가정」, 『온』 (파주: 창비, 2017), 59. 작가가 작품의 이름을 지을 때 참고한 글로, 해당 작품의 제목은 ‘조각난 사각’이다.
안미옥, 「가정」, 같은 책, 20-21.
나탈리 레제, 같은 책, 38.
김선우, 「하필 여기서 죽은 이를 위하여」, 『내 따스한 유령들』 (파주: 창비, 2017), 22-23.
같은 곳.
같은 곳. 원문은 “이윽고 빛나는 어둠이 되러 흰 방을 벗어나는 고요······”로, 필자가 이를 글의 내용에 맞게 수정하였다.

"In the shining manifestation, images are as tangible as memories, and for a moment, everything aligns in harmony. With a flash-like abridgement of reunion, everything occurs simultaneously within oneself. A turmoil etched in intaglio, in other words, the engraving of a sob."¹

An Invitation to 701-807
Some memories are more accessible than others. The particularly protruding edges of a memory are a sign that it's stored as an experience rather than a mere event. If an event points to individual pieces of information, isolated fragments, then experience, as indicated by its root verb 'fahren,' signifies a journey to a new place and an organic collection of incidents encountered during that journey. On the other hand, such a change in environment always entails unforeseen risks, demanding a mindset that anticipates the unfamiliar.

The incident on Sunday, May 12, 2024, at Hanyang Apartment, Building 701, Unit 807, in Ssangmun-dong, could be classified as an experience according to the criteria above. The events unfold in a small, quiet neighborhood at the northern tip of Seoul, an ordinary place where the tides of change arrive most slowly. Amid a series of crises—waiting for a bus that never comes and taking a wrong turn into another apartment complex—I observe a landscape I had passed by almost indifferently long ago. As the 1120 bus traverses every corner beneath the mountain with a 10-year time difference, I, too, am passing through a worn axis of time.² And so, having aged and grown younger together, I arrive at Unit 807. I press the door lock code. I catch my breath, then turn the doorknob.

Light and Shadow in the Living Room
When you carefully push the door open, you're confronted with a displayed silence. Everything begins from the ruins preceding that silence, and from the pale visages that resist ruin, remaining as ash and dust. The moment you step into the entrance, the twelve faces (from "When Roots Extend Roots" (2024), etc.) you encounter seem to absorb and swallow your gaze. All kinds of expressionless faces. The indoor scene, maintaining its composure despite the sudden intrusion, suggests they had occupied this space long ago. Fading human figures, confined within a cramped, rectangular space of just twenty pyeong, overlaid with faces of silence. Images of absence.

These faces are circulating matter: paper yet stone, stone yet mass, mass yet gas. They might once have been near the sea or a river, or once existed as fire, or as someone's breath. It's like when your eyes meet the subject of an old portrait photograph, like a posthumous portrait; the impulse to look away clashes with the obsession to keep looking, eventually making you sink back a few steps. The shattered hardness of the rectangle³ and the softness that has been touched and rubbed. From this, the form of a sofa, simultaneously sturdy and soft, where straight lines and curves coexist, is evoked. But by the time you realize that not only the sofa but also the furniture that should be in one corner of the living room is nowhere to be found, and that the people who would have enjoyed or misused it left long ago, the death enshrined throughout the living room is revealed. Just then, light streams in through the veranda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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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ght is too transparent. The surroundings are so bright that the afternoon grows increasingly darker.⁴

Daylight seeps onto the thin surface of the paintings, which resemble negative film, as if to say that nothing was destined to be a shadow from the beginning—it's simply that the light on this side is a bit brighter than on the other. At the same time, I walk through the living room and think there's a lot of dust reflecting in the sunlight. Just as light makes airborne dust visible to the naked eye, this is a technique that makes the unseen visible and the visible unseen. The reversal of light and shadow chosen by the paintings highlights the wrinkles of the stone, their subject, and creates an effect as if they are enveloped in a hazy mist. The stones, neither disappearing into white nor entirely transitioning into black, engrave their existence in space and time. A bit of light and a bit of darkness drive and support each other, and from that surface, holding depth, a declaration to perpetuate itself here emer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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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are no shadows in unit 807's living room, only ghosts drifting with the large mirrored surface of the linoleum flooring as the ground, the walls stand, and the beings reflected in that mirror are all faded in color and outline. Yet, even if one can confuse and obscure oneself, is perfect oblivion truly possible?

In the Room and Kitchen, There Were Dogs and Landscaped Views
We decide to venture further into the house. The several sculptures ("Ghost Series" (2022-3)) placed in the kitchen, adjacent to the room, amplify the abstraction of the stones seen in the living room. These are dead bodies formed from hardened soil, sand, and clay, corpses that deeply retain the cold of a dark tomb rather than the warm embrace of the earth. While some might describe the process of softening the material with water and then molding it as an act of firmly fixing the object of loss, it is, in fact, merely a gesture in which the trace of a memory endures over time and disintegrates into matter.⁵ The hands that knead and pat are not reaching for a single origin; rather, they are a movement to greet ghosts in a subsequent time, a second time, not the first. The resulting creations are unlike any historical object, keepsake, or collectible.

As I continued to examine the house, turning the blueprint over, my eyes landed on an arched molding where a door should have been. I suppose I should be relieved it's not cherry molding; but then again, such a comment would hardly be a compliment here anymore. Thus, there are two doors and two arches, separated by the kitchen. Two dimensions and two acts of mourning. Yet, I peer into the interior of life and death, self and other, misfortune and fortune—all of which can never truly be two.

Two sculptures identified as dogs ("What Are You Dreaming About?" (2024) and "What Are You Thinking About?" (2024)) each occupy one of the rooms. Curled up or sitting meekly, the dogs await their owners who will never return. A question suddenly arises: Can I definitively say that the objects I'm seeing are dogs? Is a dog still a dog after death, and a person still a person? How beautiful and sad are those who pledge loyalty and love to each other, even knowing that the total sum of time granted to each is different? Even if they can no longer recognize each other...

Opposite and beside the dogs are anonymous landscapes filled with rocks and sand ("Too Far, Too Soon" (2024) and "Top Floor #1" (2024)). These are sand paths created through camera lenses and pencils. They are traces of someone who has passed and a precursor to footprints yet to be etched. As they distance themselves from their external context, the originals that exist/existed in reality cease to live. This happens regardless of whether water and wind are still present, simply because they were completed in time. In this way, the afterlife and empirical reality stand in a dialectical relationship as objective correlatives: the former is an unreality like reality, and the latter a reality like unreality. Art converges these into a single future-perfect event, and I confirm the totality of the event through the specific objects before me, which are called art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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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territory of objects, the dead don't know they're dead, just as the living sometimes can't trust that they're alive.

In literature and films dealing with stories of souls lingering in this world, the deceased often appear as incomprehensible beings. They are defined as contradictory existences—at once desperately wished to appear and never wanted to be seen again. The living, applying the principles of reality, either banish them or resolve their long-held grievances. The deceased, who cannot be codified—whose very existence, in a word, cannot reach social consensus—are always pushed into a corner (as in "A Ghost in the Corner of the Room #2" (2020)), or forced to endure all sorts of rituals to be sent to a heaven they never even wished for.

However, the artist converses with "those who happened to die here"⁶ and reads their final words, which are unrelated to any curses or praises. These words are sticky vibrations, voices engraved upon decaying bodies, opening a way for the artist to confirm themselves beyond the order of knowing, amidst collisions and pain. While they cannot control the independently flowing streams of time, they can wipe down the desolate, sprawled bodies and ask, "Are you well?"

The Slightly Less Bright Outside
The sentence presented in the introduction of this text is an excerpt from Nathalie Léger's book, Exposition. The task given to the fictional narrator, "I," presumed to be the actual author, is to exhibit ruins. However, a disagreement arises with the organizers, and "I" continues the project alone in a different venue—specifically, a novel. Exposition, an essay in the form of an exhibition and an exhibition in the form of an essay, constructs the link between "I"'s mother and the erased presences referred to as female artists, and the world, through combinations of language. The excerpt quoting Barthes' sentence is also part of that practice, where the author pushes inner ecstasy, white light, and flashes of grace towards the side of the veiled presences.

However, it's not a one-sided praise of brightness but rather presupposes an exchange with the depth of darkness, meaning the utilization of two pathways: the bright room and the darkroom. This is because, however unstable, we must alternate our viewing: the deceased's day and the living's night, the deceased's desire and the living's asceticism, the deceased's face and the living's back. This is because these intermingle to form the world. Just as Lee Seung-yeon's shadowless ghosts still possess bodies, and just as the artist comprehends the inherent invisibility and ontological sparseness of ghosts through their opaque forms reflected on the floor.

In this place, where the hypothetical world of the exhibition intertwines with the actual time of the apartment, the ruin as a non-place momentarily becomes a concrete location. If Hanyang Apartment, Building 701, Unit 801, is a support structure that traces the genealogy of darkness surrounding us, actively embraces it, and temporarily mediates reality to realize a broken promise, then this text functions as a condition for the exhibition to be re-exhibited after its lifespan, allowing it to live an afterlife.

Every time a person already lost and a person yet to be lost takes a step, the ghosts of Unit 708 initiate conversation before the "very small white death."⁷ They speak of the reason why it must be "here necessarily" rather than "just here," and why they exceptionally remain, repeatedly returning to the heart of the apartment. This is because some deaths are strangely hopeful, and a repetitive life can sometimes make life more meaningless than death. Muttering to myself, I exit the exhibition hall. The sky, viewed in broad daylight, seems a little darker than us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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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then the quiet enters the white room to become a shining darkness... quiet... quiet..."⁸

Nathalie Léger, Exposition, translated by Kim Ye-ryeong (Seoul: Bomnalui Chaek, 2024), 43-44.
It should be noted that the author lived near Ssangmun-dong, where the exhibition space is located, about 10 years ago.
Ahn Mi-ok, "Family," On (Paju: Changbi, 2017), 59. This text was referenced by the artist when naming the work, and the title of the relevant work is 'Fragmented Square'.
Ahn Mi-ok, "Family," Ibid., 20-21.
Nathalie Léger, Ibid., 38.
Kim Seon-woo, "For Those Who Happened to Die Here," My Warm Ghosts (Paju: Changbi, 2017), 22-23.
Ibid.
Ibid. The original text is "And then the quiet leaves the white room to become a shining darkness...", which the author has modified to fit the content of the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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